* 바쁜 일상속에서 차한잔과 짧은 이야기로 여유를 가져보는 공간입니다.  속초에서 3박 4일  祥蓮華       녹음과 함께 짙어가는 모녀의 애정 속초에서 3박 4일이다. 하늘 길이 막히면서 누적된 연차 휴가를 속초에서 보내겠다는 딸을 따라 나선다. 일요일 오전 일찍 서두른 덕일까 고속도로의 차량 흐름이 순조롭다. 집 근처 드라이브 스루 별다방에서 주문한 라떼의 향기와 맛 만큼이나 풍미가 여과없이 설레는 속초행이다. 전국 고속도로 휴게소 호두과자중 최고 맛인 가평잣호두과자도 맛보고 국내 최장 터널인 '인제 양양 터널'을 지나 '북양양IC' 출구로 나와 예약된 숙소에서 모녀의 여정은 시작이다. 집에 남겨진 두 남자, 남편과 아들 생각은 잠시 잊고 모녀의 오붓한 3박 4일 속초살이다. 온돌이 아닌 침대 객실 뒷산의 초여름 녹음이 산 속 무릉도원임을 증명한다. 유명하다는 속초 중앙시장 닭강정과 주전부리를 찾아 첫 일정 소화다. 챙겨온 먹을거리와 속초 특산품이 만나 풍성한 식탁, 진수성찬 이른 저녁을 먹고 속초해변으로 밤마실을 나선다. 딸은 본인 휴대전화로 물색없이 좋아하는 엄마 인증 컷을 쉴새없이 남기고 반짝이는 등대와 망망대해인 동해를 배경으로 밤안개로 더 황홀한 해변 불빛을 무대로 나도 여러 멋쩍은 포즈를 취해본다. 머리 위로 밤해변안개가 내려 앉아 촉촉해지고 이제 숙소로 가야할 싯점이다. 낮에 도착했을 땐 그냥 넝쿨장미 아치터널이었는데 조명 네온사인 무드등이 유혹하는 곳 붉은 장미와 어우러져 환상적인 게양대 정원에서 또 몇 컷의 인증을 남긴다. 염분기 가득해 끈적임을 씻고 모녀가 마주 앉자 모스카토와인 한 잔후 첫 날 여정 마무리다. 설악산 산새들의 노랫소리에 잠이 깬 이른 새벽 아직 한밤중인 딸이 깨지 않도록 살며시 키를 빼 객실을 나선다. 신흥사로 오르는 길 이정표가 반갑다. 숙소 주변을 한 바퀴 돌며 심호흡 크게 몰아 쉬어 보기도 하고 여고 때 600여명이 강원도 설악산으로 수학여행 왔던 추억도 소환해 본다. 고릿적 이야기 같은 그 때, 전국 모든 고교생들이 강원도 설악산으로 단체 수학여행을 왔었지... 그 때 옆 호텔의 부산고교 그 남학생 (ㅎ) 우리반 창문으로 나에게 본인 소개 쪽지를 던지고 간 그 남학생 생각이 난다. 어디서 나처럼 늙어가고 아니 익어가고 있으려나... 별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기억과 이름 석자가 생각이 나 잠시 센티한 미소가 지어진다. 새벽 운해가 설악산을 휘돌아 감싼 풍경이 인계가 아닌 신계를 연상케하고 그 지상낙원을 걷고 또 걷는 상쾌한 새벽이다. 그렇게 새벽 산책을 마치고 들고 나온 키로 조용조용 객실 문을 열고 들어가 커피 한 잔한다. 오늘 일정은 고성 '금강산 화암사(禾巖寺)' 다녀오기다. 아점(브런치)은 고성 맛집 'ㅈㅁ경양식'에서 먹고 10여년 전 기도스님이셨던 지오스님과 도반들 법등심, 선신화, 해탈향... 과 건봉사와 화암사를 성지순례 때 다녀 온 그 곳 아득해 더 그리운 그 곳 화암사 가는 날. 길이 좋아 지고, 많이 변한 화암사 그 때 성지순례관광버스가 아슬아슬 건너던 그 다리도 불사로 새로워졌고 수(穗)바위도 그 자리에 그대로이다. 고즈넉한 산사에서의 108대참회는 기다리고 기다린 시간이고 행복한 참회이다. 도반들과 앉아서 두런두런 속삭였던 화암폭포가 있는 반듯하고 넓적한 바위는 상수원보호로 출입금지라 대웅전,명부전,산신각 참배후 속초시내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미륵불을 모신 용화정토 언덕 길도 오른다. 청정 약수 한 모금으로 입도 헹구고 이제 고성의 도 다른 별미 ㅂㅊ막국수 맛보기다. 줄 서서 먹는다는 그 곳으로 출발이다. 30분을 기다려 먹는 맛이 제값을 한다. 속초 숙소로 향하는 길 속초 엑스포타워가 보이는 별다방에서 아이스라떼와 달달하고 시원한 한 때를 보낸후 속초 최강 위치의 ㄹㄷ리조트에 들러 맘에드는 기념품 마그넷도 골라보고 모녀의 다정한 시간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의 심신이 풍요하고 다복한 시간을 보낸다. 어제 남긴 닭강정과 스파클링 와인 한 잔후 일정 마무리 꿀숙면이다. 3일째 일정은 강릉 둘러보기다. 아침 식사는 준비해 간 즉석 용기밥과 용기면으로 대충 먹고 고속도로를 진입해 강릉으로 향한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날씨가 운치있고 싫지 않은 속초살이 3 일째다. 강릉 중앙시장 맛집 투어후 여고때 소녀처럼 경포대와 경포호도 둘러보고 경문 커피 해변 별다방으로 방향을 잡는다. 강릉 강문 해변 카페거리 해변엔 청춘들과 꽃중년들로 인산인해다. 해변 전망 가능한 큰창이 있는 별다방 3층 카페에 앉아 바닐라라떼를 마시며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망망대해 동해를 보는 이 순간 또 '이래도 되나...' 또 벅차오르는 고마움의 시간이다. 지는 해가 동쪽으로 그림자를 길게 만드는 시간 속초를 향해 오르는 길에 양양 휴휴암의 관세음보살님을 뵈러 간다. 몇 해 전, 남편과 다녀 온 아름다운 곳 쉬고 또 쉬는 곳이라고... 휴휴암 불이문이 반갑게 맞아준다. 묘적전과 다라니굴법당 경배후 비룡관음전 참배 소원성취 관음 범종도 울려보고 지혜관세음보살상 참배와 한 바퀴 돌기도 놓치지 않는다. 휴휴암 연화법당은 눈으로 경배하고 먼 바다 파도를 배경으로 인증 컷도 남긴다. 휴휴암 관세음보살님의 배웅을 받으며 속초로 향하는 길 몇 해 전, 가족 모두가 왔던 'ㅆ비치 리조트'의 잘 갖춰진 편의시설과 기념품점도 둘러보고 양양 중앙시장도 들러 고랭지 특산품도 골라본다. 어둑어둑 어둠이 내린 시간 도착한 속초 대형마트에 들러 김밥과 도넛, 크로켓을 산다. 늦은 저녁 식사용이다. 3박 4일의 마지막 밤 모녀의 꿈결 같이 달콤 향긋하고 아삭한 시간이다. 딸이 성장하면 친구도 된다는 말에 실감하는 요즘이다. 남겨 뒀던 와인과 주전부리 모두를 꾸역꾸역 뱃속 저장이다 그리고 피로 회복제 쌍감탕으로 마무리다. 귀가가 기다리고 있는 새벽 이름 모를 산새의 노랫소리 알람에 잠이 깨고 또 조용조용 조심조심 숙면중인 딸이 깨지 않게 숙소 문을 열고 나선다. 마지막 날 날씨는 왜 이리 좋은걸까! 집에 가기 싫게...... 숙소, 호텔 주변 산책은 활력 충전 시간이다. 넝쿨장미와 오색 백일홍, 채송화,수국이 만발한 정원은 눈 부시게 화려한 초여름 꽃들의 축제가 한창이다. 꽃과 함께 실컷 잔치를 즐기고 객실로 돌아와 귀가 준비를 한다. 청정 1급수일 강원도 물로 몸도 마음도 씻는다. 11시 퇴실 시간까지 쉬다나서기로한다. 감염병 탓에 부대시설 이용과 조식 운영 중단으로 뷔페도 단품 메뉴도 없는 까닭에 오늘도 어제 남은 주전부리와 용기밥과 용기면이다. 그래도 꿀맛이고 좋다. 객실 뒷정리를 꼼꼼하게 확인한후 호텔 카트에 짐꾸러미를 옮겨 싣고 친절한 퇴실 배웅을 받는다. 딸의 직장 동료들에게 줄 선물인 속초 특식품 몇 가지를 구입하러 속초 중앙시장을 경유한후 북양양IC진입이다. 점심은 내린천휴게소 '용대리황태정식'이다. 나들이 객으로 혼잡한 휴게소 방역 수칙이 얼마나 까다롭던지... 손 깨끗하게 씻고 먹는 황태 정식 맛이 명품이다. 가평휴게소에 들러 집에 있는 가족, 두 남자와 친구 김쌤에게 줄 잣호두과자를 사들고 룰루랄라 속초에서 모녀의 애정 가득했던 3박 4일 딸에게 고맙고 또 고마운 여정의 완성이다.     간단한 내용 남기기 이름 패스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