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쁜 일상속에서 차한잔과 짧은 이야기로 여유를 가져보는 공간입니다.  삶의 길목에서  祥蓮華       어스름한 겨울 햇살을 등에 업고 굳이 만나 함께 가자는 친구와의 약속 장소로 가는 마음이 계절의 순환으로 초록을 잃고 퇴색한 가지 끝 나뭇잎 같다. 연일 친구들의 경조사 일정이다. 지난 일요일. 장모가된 친구 축하 여운이 식기도 전에 오늘은 요양원에 모셨던 어른, 부친상 조문이다. 지하철 환승역에서 수인선 타고 도착한 친구와 우여곡절(?) 끝에 만나 손 잡으며 따뜻한 화합을 한다. 인생사로를 따라 걷다 보니, 선대께서 겪은 발자취 같은 삶을 가엾게 밟고 있는 시기. 감당키 어려운 허망과 슬픔. 부모님과의 인연이 끝나는 연령대이다. 예의를 갖추고 내색하지 않으려 담담한 척 애썼던 지난 경험이 고스란히 떠오르고 입술은 달싹거린다. 심호흡을 깊이하고 영정에 향 사르고 오랫동안 눈을 감은채 마음을 전한다. 예정되어 있던 일상과 매서운 겨울 밤 바람 뒤로하고 달려 온 많은 친구들과 고인을 기리고, 극락왕생을 기원하며 못 다한 이야기 나누며 안타까운 분위기를 푼다. 몸 절로 웅크리게 되는 추운 겨울, 삶의 길목이다.     간단한 내용 남기기 이름 패스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