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쁜 일상속에서 차한잔과 짧은 이야기로 여유를 가져보는 공간입니다.  신축년 동짓날  祥蓮華       길 섶 한해살이 풀들이 서리를 맞아 주저앉은 풍경에 한기가 느껴지는 한 해의 끝자락 신축년 동짓날이다. 잠시 위드 코로나로 지속 가능했던 일상이 예측할 수 없고 해결될 것 같지 않은 오미크론의 폭력으로 인해 백신 접종 완료자라도 강화된 거리두기 방역수칙을 준수해야 해 48시간 활용 가능한 PCR 검사 음성 확인서 문자 통보를 받고 출발이다. 일주문 경배 후 발열 체크와 방문록 작성후 법복으로 환복이 가능한 탈의실로 향하는데 1기 자비성보살님께서 따라 들어 오신다. 지난 11월 23일 보명사 김장하던 날 근황과 안부 주고 받은 후 대화 정도로 생각했는데...' 일주문 옆 냉장고에 '갓김치' 조금 갖다 놨다며 맛보라고 하신다. 어머나. 그 날 그냥 허투루 나눈 듯한 대화 속 언약을 지키는 참불자님을 뵙자니 갑자기'얼음땡!' 아이들이 놀이하다가 상대를 움직이게 못하게 한 것 처럼 신경이 마비된 듯 만감이 교차한다. 도움 없이 혼자 배추김치 총각김치 갓김치까지 김장 끝내셨다길래 나도 '여수 돌산 갓김치 좋아 한다'고 말했었는데 그 말을 기억했다가 가져 오셨다니...... 놀랍고도 고마운 감동이다. '고맙습니다. 맛있게 잘 먹겠습니다.' 신축년 동지 특별 법회가 끝나고 보명사 신축년 동지 포장 팥죽 도시락과 공덕화 공양주님의 특별 선물 팥죽 도시락을 더하여 탁상 달력 까지 들고 귀가하던 버스 안에서 아차 냉장고 속 자비성보살님의 ‘갓김치' 생각이 났다. 어쩔 수 없이 다시 집을 나선다. 정신을 어디 출장 보내고 사는지... 살짝 일주문 통과해 후다닥 '갓김치' 봉투만 들고 나서는데 종무소에 계시던 주지 스님께서 부르신다. 우연의 타이밍 적절 이 건 또 무슨 신축년 동짓날의 행복이고 행운인지... '마스크 한 상자'를 건네신다. 넙쭉 받아도 되려나... '잘 쓰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인사 후 일주문을 나선다. 다시 오른 버스 안에서 생각이 많아진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스산하고 건조한 도시 풍경과는 사뭇 다르고 다른 따뜻함과 고마움으로 기쁨의 미소를 짓다가 받기만 하는 ‘나’이다싶어 마음이 착찹해질 무렵 버스는 집 앞 정류장에 도착해 있다. 신축년 동짓날 겨울은 태양조차도 차갑고 일조량이 가장 적은 날 펄펄 끓던 여름이 달군 태양 만큼 식지 않을 선물을 신행 1기 자비성보살님, 공덕화공양주님 그리고 주지 스님께 받았다_()()()_     간단한 내용 남기기 이름 패스워드